HOJU MONEY

뉴스 > 전문가 컬럼 > 오피니언

한지 신숙희 "사기를 당하셨나요?"

2014. Oct. 23

1,499

"사기를 당하셨나요?"

 

 인생을 살면서 사기 한번 안 당해본 사람이 있을까. 호주에 와서 일 년 안에 사기를 당하지 않으면 10% 운 좋은 사람에 들어간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이 말은 대부분 교민이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다는 말이다. 사기는 교민이 한국에서 온 사람을 상대로, 한국에서 온 사람이 교민을 상대로, 교민이 교민을 상대로, 즉 한국인이 한국인을 상대로 금전적, 물질적, 정신적, 영적 피해까지 입히는 것을 말한다. 명백한 사기도 있고 실력 없는 변호사가 은근히 고소인을 협박하고 갈취하는 등의 사기 아닌 사기도 있다. 대개 사기를 치려고 작정한 사람에게 걸려든 경우도 있지만, 또 상황이 그러다 보니 무책임하고 정직하지 못한 사람들이 사기로 발전시키는 경우도 많다.

 

 얼마 전 한국에서 호주로 온 지 한 몇 년 되는 부부를 만난 적이 있다. 이분들은 시드니에서한국 교민 그것도 교회 목사라고 사칭하는 사람에게 이민 사기를 당했다고 한다. 그 뒤 한국 사람을 피해 먼 시골에서 숨어 살고 있다. 한국에서 성악을 전공해 그 분야에 대해 이름만 대면 알 정도로 전문적인 지식이 있지만 호주에서 영주권을 받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그래서 교회 목사에게 일을 맡겼는데 결국은 사기만 당하고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까지 갔다고 한다. 더욱이 믿었던 사람들에게서 받은 배신감이 너무 커서 자녀가 정신질환에 걸릴 정도의 부정적인 태도를 한국인에 대해 가지게 되었다. 또 다른 경우는 최근 수영장에서 자주 보던 한 아줌마도 사기당한 경험을 우연히 나에게 말했다. 할 일도 없고 심심해서 청소를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꼬박꼬박 임금을 잘 주었다고 한다. 그 뒤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해 돈이 궁하니 조금 기다려달라고 했다. 그녀는 그 말을 믿고 열심히 6개월 동안 청소일을 했는데 차일피일 임금을 미루더니 종적을 감추었다. 집으로 전화하니 부인이 받아 남편이 아픈 적이 없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전화번호가 바뀌고 연락처를 몰라 결국 6개월에 해당하는 인건비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거짓말과 바뀐 태도 등에 배신감으로 치가 떨린다고 했다.

 우리도 돌아보면 사기당한 적이 많다. 물론 의도적으로 접근한 경우는 아니지만 믿는 사람으로부터 그럴듯한 제안을 받아 결국은 일이 잘 안돼 많은 돈이 날아갔다. 물론 한국사람은 아니었지만 가까운 사람들이었다. 한국에서는 땅 사기를 당해 아직도 황무지로 30년이 지난 지금도 하나도 오르지 않고 있다. 사기꾼들은 대개 친절하고 말도 잘하고 부자처럼 보인다. 옷도 잘 입고 돈도 잘 쓰고 소위 통이 크다.

 법정 스님에 의하면 엄밀히 말하면 사기당하는 것은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본인이 마음속 깊이 뭔가 부정직한 방법으로 자신의 이득을 또한 생각하다 보니 사기꾼에게 끌리게 돼 결국 사기당하게 된다. 이 말씀은 청소의 경우처럼 모든 사기의 경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리는 있다고 본다. 더욱이 사기를 당하고 나면 잃어버린 돈보다 상대방의 태도가 너무 실망스럽고 배반감과 자책감에 더 괴로운 것이다. 그래서 '호사다마'라고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넘어가라는 뜻일 것이다. 이런 일을 당하게 되면 사기를 당한 사람 대부분이 대인관계에 움츠러들고 더욱 부정적으로 돼 한국사람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정신적 불건강 상태에 놓이기 쉽다.

 '적은 내부에'라는 말이 있듯이 한국인이 한국인을 사기 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한국인이 누구에게 가서 사기를 치겠는가. 그리고 대부분은 스님의 말대로 서로 잘 해보자고 하는 경우가 많다. 돈을 떼인 경우도 결국 높은 이자를 준다는 생각에 빌려주게 되고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기를 당한 사람은 뼈아픈 경험으로 비싼 수업료를 내고 좋은 교훈을 얻는다고 생각하고 넘어가야 한다. 나는 우리 자녀들에게 철저히 사기를 당하지 않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그런 일은 미연에 방지하도록 교육할 것이다. 사기 친 사람들은 응당한 벌을 결국 받을 것이다. 사기당한 사람이 또 당하기 쉬운 위험은 바로 거기에서 헤어나지 못해 피폐한 삶을 살게 되는 것에 있다. 한국인이 사기를 치고 피해를 주어도 결국 한국인에게서 또 도움을 받고 기댄 경우가 많을 것이다. 도자가 말했듯이 이 행불행을 한 다발로 생각할 수 있다면 반드시 피해를 준 한국인보다 도움을 준 한국인이 많을 것이다. 실제 사기꾼보다 더 좋은 사람들이 훨씬 많다. 자신이 좋은 사람으로 고양되면 저절로 좋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끌리게 된다. '다마호사', 인생을 오래 사니 안 좋은 일 뒤에 반드시 좋은 일이 생김을 확신한다. 사기당한 사람이여, 툴툴 털고 축배를 들라. 그리고 다시 따스한 눈으로 우리의 동포를 껴안자. 그러면 사기는 그야말로 '사기'로 충전될 것이다. 

댓글 : 0 개